(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의 밥상물가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생계비를 비롯한 체감물가 부담에 소비심리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18일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올해 하반기 소비자·근원물가 상승률은 모두 1%대 후반에서 안정될 것"이라면서도 "이미 높아진 물가 수준으로 가계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우려했다.

한국의 의식주 등 필수재 물가 수준은 2023년 기준 OECD 평균을 100으로 놨을 때 의류 161, 식료품 156, 주거비 123 등으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과일·채소·육류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OECD의 1.5배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가공식품 물가도 마찬가지로 높아 전반적으로 식료품 부담이 크게 나타났다.

1990년과 비교해 2023년 한국의 의식주 가격 수준은 1.3~1.4배 급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공요금 가격은 30여 년간 내렸으나, 의식주 비용이 커지면서 주로 저소득층의 물가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소비 여력은 제한됐다. 2021년 이후 명목 구매력 근로소득은 높은 물가 상승률을 상쇄할 정도로 충분히 증가하지 못했다. 이에 2021년 1분기~2025년 1분기 평균 실질 구매력 증가율은 코로나 이전인 2012~2019년보다 하락(3.4→2.2%)했다.

이는 소비 심리 위축과 실제 지출 감소로 이어졌다. 한은 조사국 설문 결과, 올해 1~4월 소비 지출을 늘리지 않은 응답자의 62%는 고물가로 인한 구매 여력 축소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저가 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인상되는 '칩플레이션' 현상이 체감 물가 불평등을 심화시킨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2%) 근방에서 안정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생활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체감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상황은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쳐 중장기적으로 물가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규제, 진입장벽 완화 등으로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하고 원재료 수입선 다변화가 긴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할당관세 등으로 농산물 등 수입 원재료 가격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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