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중동 전쟁 확전 우려 속에서도 코스피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선 반면,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로 전환하며 증시를 떠받치는 모습이다. 4년 전 '삼천피'(코스피 3000포인트)를 견인했던 개미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동학개미운동' 시즌2가 재현될지 주목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2거래일(6월 13일·16일)간 코스피 주식을 513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각각 2013억 원, 3942억 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허니문 랠리'로 코스피가 연일 상승하던 지난 4~12일, 개인은 6거래일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를 꾸준히 순매수하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수급 흐름이 뒤바뀌었다.

당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전일 대비 4분의 1 수준인 1210억 원으로 줄었지만, 개인은 4673억 원을 순매수했다. 전날에도 외국인이 3223억 원을 팔아치우는 동안 개인은 45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이 외국인의 빈 공간을 메우며 증시는 낙폭을 줄였고, 상승 전환했다.

시장에선 '동학개미운동' 재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인 3305.21을 기록했을 당시 상승세를 이끈 주역도 개인이었다. 고점 직전 한 달간 외국인이 1조 2417억 원 순매도하는 사이, 개인은 6조 873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직전 6개월(2021년 1월 6~7월 6일) 기준으로도 외국인은 17조 원 넘게 팔고, 개인은 54조 원 이상 샀다.

4년 전처럼 개인 수급 유입 속도고 빨라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4일 약 3년 만에 60조 원을 넘어섰고, 13일에는 63조 8195억 원까지 늘었다. 이는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했던 2021년 상반기의 일평균 투자자 예탁금(66조 2106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자금 유입은 시장 상승의 일익(一翼)"이라며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9조 9000억 원으로, 2021년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만간 제2차 추경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으로, 유동성 확대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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