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더 떨어질라"…美 주식 '팔자' 돌아선 서학개미
5월 개인투자자 미국 주식 순매도 전환…환율 하락 전망 속 차익실현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지난달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2조 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7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지난 4월 관세 충격 이후 빠졌던 주가가 크게 오른 데다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서둘러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미국 주식 13억 1084만 달러(약 1조 7958억 원)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순매도 규모로도 1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23년 12월(19억 2219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 초 관세 충격으로 연저점을 찍은 뒤 5월 들어 반등에 성공하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 증시는 지난 4월 초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로 연중 최저점을 찍은 뒤 지난달 말까지 약 20% 반등하며 연초 대비 손실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투자자들은 한 달 새 주가가 많이 뛴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 행렬을 이어갔다. 테슬라가 미국 주식 매도 1위를 기록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 테슬라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 엔비디아 순으로 팔았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5월 한 달간 20% 가까이 오르며 강세장을 주도했다. 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이 고점을 찍고 단기 조정장에 들어선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글로벌 시장 분위기도 매도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서둘러 자금 회수에 들어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 흐름에 따라 환율과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 회귀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이 지난달 미국 주식을 던질 동안 미국 채권은 역대 최고로 사들이면서 대조되는 흐름을 보였다.
대다수 전문가는 하반기 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리스크가 충분히 시장에 반영된 데다 관세 충격 이후에도 경제 지표들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다. 하반기에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도 예정돼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이미 바닥을 찍었으며 정책 변화가 하반기부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장기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더라도 S&P500은 2025년 상반기까지는 5500~6100 박스권에 머물다가 상향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에겐 환율 변동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성장 둔화와 금리 인하로 약달러 기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국 협상 추이, 한미 환율 협상 가능성 등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증권가에선 달러예금, 환 헤지형 ETF 등으로 환율 변동성을 보완하는 투자법을 추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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