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최근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갔던 조선·방산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수출 호재 소식이 전해지며 투심이 고조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시스템(272210)은 전일 대비 20.09%(8600원) 오른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전일 대비 6.36%(5만6000원) 오른 93만6000원에, 한화오션(042660)은 전일 대비 4.37%(3300원) 오른 7만8900원에 마감했다.

이날 미 당국이 한화 그룹의 오스탈 지분 매입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화 조선·방산주가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그룹은 미 군함 시장 진출을 위해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호주 해양방산기업 오스탈 지분 19.9%에 대한 인수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오스탈은 미 해군에 함정을 공급하는 핵심업체로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갖고 있다. CFIUS가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할 수 있다고 승인하면서, 한화그룹이 미국·호주 방산 시장에서 역량을 강화할 물꼬가 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현대로템(064350)도 9조 원 규모의 K2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방산주 강세에 힘을 보탰다. 현대로템은 전일 대비 9.71%(1만4900원) 오른 16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방산업계와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계약이 이달 하순 폴란드 현지에서 체결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성사되는 첫 대규모 방산 수출이 될 전망이다. 계약 금액은 60억 달러대(약 9조 원)로 K-방산 역사상 단일 규모로는 가장 큰 규모다.

증권가에선 방위산업을 둘러싼 영업환경은 여전히 견고하다면서도 주가가 고평가 국면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의 분석을 인용, 러·우전쟁 이후 지난 3년간 북미와 서유럽의 국방비 지출이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전 10년 평균치(-0.5%)를 훨씬 웃도는 규모로 중국과 러시아의 지출은 같은 기간 11.8% 급증했다. 특히 북미, 서유럽, 중국 및 러시아를 제외한 '기타' 지역의 국방비 지출이 9% 증가했는데, 우크라이나를 제외해도(6.5% 추정) 과거 10년 평균치(2.6%)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원은 "국제적 분쟁의 직간접 당사자가 아닌 국가들도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며 "한국 방산업체들이 북미, 서유럽, 중국,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국가를 제외한 '기타'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은 한국의 접근 가능 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현재 국내 방산주 주가와 밸류에이션 역시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며 "현재 주요 대형 방산주 대부분이 2025년 주가수익비율(P/E) 30배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방위산업에 대한 신규 진입은 지금보다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는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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