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여수시가 시장 비서실장의 '관용차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반박이나 해명도 내놓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각종 의혹과 '거짓 해명'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여수시장 최측근인 비서실장도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휴가를 떠났다.

18일 여수시에 따르면 김모 비서실장이 전날 오후부터 20일까지 4일간 연차 휴가를 냈다.

김 실장이 개인사정으로 휴가를 냈다고 하지만 '관용차 사적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만 키우고 있다.

특히 조직 체계상 김 실장의 소속 부서인 시민소통담당관과 관용차량 총괄 담당부서인 회계과는 사고를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민소통담당관은 '여수시 공용차량 관리규칙'에 따라 사고 이후 차량 총괄부서장에게 지체없이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관용차 사고 발생 5일이 지난 뒤 뒤늦게 회계과로 관련 공문을 전달했다. 배차 신청도 사후에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계과도 '공무용 차량 관리 규정'에 따라 관용차를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적으로 이용하면 징계 대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도 감찰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은 뉴스1 보도로 사고 이후 1개월여 만에 알려졌다.

당시 김 실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 차를 타고 출근했는데 집에 두고온 휴대전화를 가지고 돌아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며 "그래서 잠시 관용차를 이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실장의 이같은 해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회계과 청사관리팀은 보안상 시청을 오가는 모든 차량을 요금정산소를 통해 출입 기록을 남기고 있다.

김 실장이 탔던 시민소통담당관 소속 '57더4204 차량'은 사고 당일인 지난 5월 12일 출입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실장의 해명은 '거짓'인 셈이다. 해당 관용차는 사고 전날인 5월 11일(일요일) 시청에서 빠져나간 기록만 등록돼 있다.

시 감사실은 김 실장에 대해 사실관계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한 감찰에 착수했다. 다만 내부 감찰인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비서실장을 엄격하게 감찰해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행정적·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은 김 실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질 않았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 5월 12일 오전 8시쯤 선소대교 인근 도로에서 관용차(전기차 아이오닉)를 몰다 좌회전 자동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김 실장은 2022년 6·1지방선거 당시 정기명 시장 캠프에서 활동했고 정 시장이 당선된 뒤 여수시장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같은해 11월 별정직 6급 상당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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