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상혁 박기현 기자 = '김용태 혁신안'을 둘러싸고 내부 진통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이 급한 대로 원내대표 산하에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분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 혁신 과제를 발굴하다, 다음 달 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당 기구로 격상할 전망이다.

18일 야권에 따르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을 갖고 원내대표 산하에 혁신위원회 설치 계획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송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와 관련해선 원내 기구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말씀해서 그렇게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선수별 간담회에서도 원내 혁신위원회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송 원내대표는 조만간 혁신위원회 인선에 나설 전망이다.

송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당 쇄신을 위해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당초 의도대로라면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혁신위원회 설치 안건을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김용태 위원장이 '전 당원 여론조사'를 이유로 사실상 거부하고 나서면서 원내 기구로 진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비상대책위원들이 대선 패배를 이후로 모두 사퇴하면서 비대위 의결이 어려워진 점도 이유가 됐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김용태 위원장과 협의해 새 비대위원을 인선하는 것도 방법이나, 혁신위원회가 아닌 본인의 거취를 먼저 이야기하고 있으니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다수 의원도 이틀간 선수별 간담회에서 송 원내대표의 계획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원내대표가 출마하면서 의원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며 "당원과 국민에게 약속한 부분이 있고, 다수 의원도 동의한 만큼 밀고 나갈 동력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그간 원내대표 산하 기구에서 당무와 관련된 사안을 논의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총선백서특별위원회의 경우 당선자 총회에서 의결된 후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당 기구로 추인되기도 했다. 당시 총선백서특위에는 다수의 원외 인사가 참여했던 만큼, 이번에도 원외 관계자들을 일부 인선하는 식으로 대표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혁신위원회는 당분간 원내 기구로서 김용태 위원장이 제시한 5대 혁신과제를 비롯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발굴하다, 오는 30일 현 비대위가 공식 해체된 이후엔 새 비대위에서 당 기구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송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새 비대위원을 인선하는 식으로 비대위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혁신위원회가 꾸려지더라도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혁신 과제를 둘러싼 잡음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 혁신위가 꾸려지더라도 "첫 의제로는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조율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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