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통화' 정상외교 시동 건 李…中·日 정상과도 연이어 소통할 듯
尹 탄핵에 멈춘 정상외교, 6개월 만에 재개…'국익중심 실용외교'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사흘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지면서 멈춰있던 대한민국 정상외교에 시동이 걸렸다.
향후 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통화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기간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도 시사했던 이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도 가질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취임 당시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푸틴 대통령 순으로 주변 4강 정상과의 전화 외교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시진핑 주석 순으로 전화 외교를 했다.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는 중국이 대통령 취임 전의 당선인과 통화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깼다는 점에서 주목받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통화한 적이 없다.
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6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약 20분간 통화했다.
양국 정상 간 첫 공식 소통으로,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협력은 물론 주요 현안인 한미 간 관세협의의 조속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는 것에 두 대통령이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미 초청에 화답하며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기로 의견을 나눴다. 각자 골프 실력에 대해서도 소개하며 '동맹을 위한 라운딩'을 가능한 시간에 갖기로도 했다.
이번 통화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당하면서 중단된 정상외교가 재개됐으며, 혈맹 관계인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
관세 협상과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 등 우리나라에 다소 부담되는 현안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란 점에서도 중요한 출발점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로 정상외교 소통의 물꼬를 튼 만큼 다른 주요 외국 정상들과의 소통도 줄줄이 이어갈 전망이다. 통상 우리나라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 이어 일본, 중국 정상과 통화를 한다.
다만 미중 갈등에 따라 이 대통령의 외교적 입장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 4일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백악관은 지난 4일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뉴스1 등 국내 언론의 질의에 "미국과 한국의 동맹은 여전히 철통같다"면서도 "한국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진행됐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에 대해 여전히 우려를 표명하며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런 백악관의 언급에 대해 중국의 입장을 묻는 뉴스1의 질의에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어떤 국가의 내정에도 간섭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서는 "중한관계를 이간질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관세 전쟁'과 안보 협상 상대국인 미국에 '친중' 이미지를 주지 않는 외교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통화로 그치는 게 아닌 외국 정상들과의 회담을 이뤄야 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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