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사흘간 예정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다자외교 데뷔전임과 동시에 6개월간 공전해 온 대한민국 정상외교 복원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G7 참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조우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취임 나흘 만에 G7 참석을 전격 결정한 배경으로 시급한 현안이 쌓인 한미 관계를 풀어내 국익을 최우선시 하겠다는 의지의 방증이란 평가가 나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초청을 받아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7 회의는 올해 의장국인 캐나다에서 오는 15~17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 예정이어서 이 대통령과 첫 만남이 성사될 전망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지난 4일 취임한 이 대통령이 불과 열흘여 만에 다자 정상회의 참석을 결단한 데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2024년 12월 14일) 이후 심각한 난맥상을 보여온 정상외교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민생·경제 상황이 심각하고 새 정부 인선과 조각·조직개편 등 현안이 쌓여있지만, 시시각각 급변하는 국제 정세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G7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 예정인 점이 이 대통령 결단의 결정적 요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후 관세 폭탄 등 통상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상황을 시급히 풀어내기 위해선 정상 간 담판 협상이 가장 효과적·효율적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은 전날(6일) 첫 통화에서 확고한 한미동맹 기조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대북 공조 및 중·일·러 등 주변국과 관계 설정에 관한 심도깊은 대화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빠른 대면 조우를 통해 한미동맹을 한층 심화함과 동시에 통상 관련 이슈의 조속한 합의점 도출을 이끌어내기 위해 G7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 양국 간에는 상호 관세 협상과 주한미군 역할 조정 및 방위비 분담금 인상, 대중국 견제 동참 등 난제가 산적하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G7 다자 정상회의 만남은 성사됐지만 아직 양자 단독 정상회담은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미 양국은 전날 정상 간 통화를 토대로 물밑 조율에 착수했고, 대통령실은 방미 특사단 파견을 검토하며 조속한 정상회담 성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G7 정상회의 기간 중 별도 한미 정상회담 성사를 최우선 목표로 협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자 정상외교의 빡빡한 일정을 감안해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참석 후 곧바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는 방안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취임 나흘째에 불과한 우리 정부 상황과 트럼프 대통령 일정 간 조율이 여의찮을 경우 별도 방미 또는 6월 24~25일 양일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간 중 한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있다.

외교가에선 정상 간 회담의 경우 실무협의를 통해 대다수 합의사항이 조율된 이후 성사된다는 점에서 시점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즉흥적 결정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도 한미 정상회담 성사 시점의 변수로 꼽힌다.

eonki@rnli-shop.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