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취임 전부터 공개적으로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등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야권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통해 해명에 나서는 김 후보자의 모습은 인사청문회 통과에 '자신 있는' 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총리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시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서울시,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 담당자와 만나 장마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지난 16~17일에는 정부 부처로부터 공개 업무보고를 받았고, 일본 총리 보좌관을 접견하거나 외신기자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총리실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13일에는 식품·외식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총리로 지명된 이후 아직 국회에서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표결을 거치지 않은 후보자 신분이다.

통상 총리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 전까지는 청문회 준비에 치중하며 조용한 행보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총리의 행보"라는 말이 나온다.

김 후보자가 외부에서 광폭 행보를 펼치고는 있는 것과 달리 야권에서는 '사퇴' 압박을 하며 오는 24~25일 진행될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김 후보자에게는 크게 금전, 아들 대학, 본인 대학원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20년 6억 원 가까이 마이너스였던 재산이 5년 만에 2억 원대로 늘어난 점, 과거 불법정치자금을 준 강모 씨 등 11명에게 1억 4000만 원을 빌린 뒤 장기간 갚지 않다가 최근 상환한 점, 2010년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중국 칭화대 석사 학위를 받은 점, 아들의 고등학교 시절 입법 활동에 관한 지원 의혹 등이 해당한다.

침묵을 지키던 김 후보자는 지난주 말쯤부터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아들은 입법활동을 대학진학원서에 활용한 바 없다" "사적 채무가 있었는데 대출을 받아 전액 상환했다" "정치검찰의 표적사정" 등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친여 성향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월, 수, 금 아침 7시 회의를 하고 8시, 9시 비행기를 타고 (중국 칭화대에) 일주일에 한두 번씩 왔다 갔다 했다" "(정치자금법 문제는) 정치검찰이 장난을 친 것"이라며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에게 "재산 의혹의 핵심은 간명하다. 간단한 질문에도 답변을 못 하는 것은 구린 것이 있다는 뜻"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국무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인 김희정·배준영·주진우·곽규택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17일)까지 자료 제출 97건이 요청됐는데 실질적으로 2건만이 제출됐다"며 "국민을 대신한 인사 검증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된다"고 압박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라 수사 대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 대통령이 민생회복과 통합이라는 과제를 위해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청드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현재 민주당 의석수가 단독 과반을 이루고 있는 만큼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청문회를 비롯해 인준 통과까지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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