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초대 민정수석 오광수…검찰 안팎 "합리적 개혁 논의" 기대감
李대통령, 文 검찰개혁 실패 반면교사…검찰 '특수통' 출신 발탁
대통령실 주도권 갖고 개혁 추진…정부-검찰 가교 역할할 듯
- 황두현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김기성 기자 = 이재명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검찰 특수통 출신 오광수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가 발탁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합리적인 수준의 검찰개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신임 민정수석은 검찰에 26년간 근무하며 반부패 사건 수사 잔뼈가 굵은 특수통 출신으로 분류된다.
임관 후 평검사 때부터 수년간 파견 형식으로 대검 중수부에서 근무했고 대검 중수2과장, 인천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거쳐 청주·대구지검장을 지냈다.
오 수석의 발탁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법무부와 검찰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과거 비검사 출신 주도의 검찰개혁으로 검찰 반발이 극심해지고 형사사법체계가 흔들린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론자인 조국 전 서울대 교수를 민정수석으로 임명했지만 검찰 장악력이 높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개혁 주도권을 검찰에 내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례로 2017년 검찰이 현직이던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리 의혹으로 수사했는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당시 사정에 능통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조 전 수석의 경우 의욕은 앞섰지만 제도의 정합성이 떨어지는 비합리적인 주장을 하며 신망을 잃었다"며 "오 수석 임명은 대통령실이 주도권을 쥐고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특검 출범으로 대통령실과 검찰 간 단골 논쟁 소재인 '수사권 독립' 이슈도 불거지지 않게 됐다. 검찰이 진행 중인 내란·김건희 여사 수사가 특검이 출범하면 이관돼 수사 주도권을 두고 양측이 갈등을 빚을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오 수석은 강한 추진력을 가진 특수통 출신이지만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으로 갖춘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검찰 안팎의 신망을 바탕으로 정부와 검찰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오 수석과 검찰에서 함께 근무한 한 변호사는 "특수통 검사는 독선적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오 수석은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 수석과 가까운 한 법조인도 "성격이 모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일을 몰아붙이는 유형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형사사법체계에 정통한 검사 출신 인사가 선임되자 급진적이기보다 합리적인 검찰개혁 방안이 논의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오 수석과 발맞출 법무부 차관에 일 처리가 꼼꼼하다고 알려진 '기획통' 이진수 대검 형사부장(29기)이 거론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 부장은 평검사 시절 중앙지검에서 오 수석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개혁의 방향성은 국정 기조대로 갈 수밖에 없겠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비현실적인 황당한 주장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에 관여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큰 틀에서 대통령이 개혁 방안을 제시하면 검찰 반발과 세부 사안을 조율하는 일을 맡지 않겠느냐"며 "형사사법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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