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반박하던 윤석열, 재판 끝나자 다시 '묵묵부답' 귀가(종합)
경찰 출석 요구 응할 것인지 등 질문에 답변 안 해
이상현 여단장 신문 뒤 "'상부=대통령' 거짓말'" 주장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6·3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뒤 처음으로 형사재판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판 전후로 줄곧 침묵을 지켰다.
다만 공판 중에는 "군에서 상부는 대통령을 말한다는 것은 명백히 거짓말"이라며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현 전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1공수여단장의 증언을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6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7시 18분쯤 법정을 나선 윤 전 대통령은 '상부 지시는 대통령 지시가 아니라고 발언했는데 정말로 아무 지시도 안 했는가',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할 것인가', '판사가 계엄과 관련해 어떤 부분을 오해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고 곧장 차량에 올랐다.
윤 전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여단장 증언의 핵심은 곽종근 (당시) 특수전사령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것인데, 전화 지시를 받았다고 한 시간은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기 전에 이뤄진 일이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화폰 통화 내역을 보면 통화 시간에 대해서 (진위가) 더 명확해질 것"이라며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된 부분만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오는 12일로 2차 소환 통보를 한 것과 관련해서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부분인데 그것은 범죄 사실이 성립될 수 없다"며 "필요하다면 무엇이 궁금한지에 대해 질문지를 보내면 거기에 대해서 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8분쯤 법원에 도착해 '대선 결과를 어떻게 봤는가', '거부권을 행사했던 특검 출범을 앞두고 있는데 어떤 심경인가', '국회의원 끌어내라는 지시 진짜 안 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또 오전 재판이 끝나고 오후 재판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정말 안 했는가', '대선 결과에 대해 할 말이 없는가', '여기 나온 지지자들에게는 할 말이 없는가', '이재명 대통령 재판 기일이 변경됐는데 어떤 입장인가' 등 질문에도 모두 답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형사 재판에서 포토 라인을 지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3차 공판기일부터 지하 주차장 대신 지상 출입구를 이용해 출석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상으로 출·퇴정하기 시작한 뒤로 "변호인이 이야기하시죠"라는 한 마디 외에는 줄곧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이날 공판에서 이 전 여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난 뒤 "상부와 화상회의 중 이런저런 지시를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받았다는 것은 사실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거니와, 군에서 상부는 대통령을 말한다는 것은 명백히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여단장은 이날 오전 증인신문에서 "2024년 12월 8일 검찰 조사 등에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상부와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상부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하지 못하도록 의원을 끄집어내라, 전기를 차단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이 맞냐"는 윤 전 대통령 측 질문에 "네"라고 답변했다.
대통령이라는 말을 듣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라고 들었다"며 "상부 이야기하는데 대통령 입에서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을 끊어내라, 전기를 끊을 수 없냐, 이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maum@rnli-shop.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