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로 보잉사 787-8 드림라이너 기종의 안전성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에어인디아 소속 787-8 드림라이너가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에서 이륙 직후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어인디아는 사고 직후 성명을 내고 "탑승자 242명 중 241명이 사망했으며, 유일한 생존자는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발표했다.

NYT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보잉의 최신 기종인 787-8 드림라이너와 관련해 발생한 첫 인명 사고다. 다만 보잉에 대한 안전 우려는 수년째 제기되어왔으며, 특히 드림라이너 기종에 대한 문제 제기도 수차례 이루어졌다.

2017년 한 내부 고발이 시작을 알렸다. 보잉 엔지니어 가운데 한 명이었던 존 바넷은 2013년쯤부터 사내에서 문제제기를 하다 결국 2017년 FAA에 품질 문제를 공식 신고했고, 당해 FAA 조사에서 53건 이상의 비규격 부품이 확인돼 시정 명령이 내려졌다.

바넷은 이어 2019년 BBC, 뉴욕타임스(NYT) 등과의 인터뷰에서 보잉이 직원들에게 항공기 생산 속도를 높이도록 압력을 가하며 불량 부품 설치를 종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특히 787 드림라이너의 비상 산소 시스템 테스트 결과 25%의 고장률이 나타났으며, 이는 실제 비상 상황에서 호흡 마스크 4개 중 1개가 고장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바넷은 이러한 고장 사실을 관리자에게 보고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21년에는 연방항공청(FAA)이 기체 사이사이 틈을 메우고 잘못된 재질로 제작된 티타늄 부품을 교체하겠다는 보잉의 수정 계획을 승인하며 약 1년간 드림라이너 인도가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보잉은 이 같은 문제들이 안전성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었다.

지난해에는 품질 엔지니어인 샘 살레푸어가 787 드림라이너 조립 중 복합재 부품을 변형하고 부적절한 방식으로 조립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내부 고발을 했고, FAA가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보잉은 브리핑을 열고 "개발 단계는 물론 최근 수년간 실시한 철저한 테스트, 검사, 분석 결과 문제제기를 뒷받침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한 대의 드림라이너 동체에 대해 수명을 훨씬 초과하는 16만 5000회의 비행 사이클 피로 테스트를 실시했으나 기체는 아무런 피로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보잉은 약 700대의 드림라이너가 6년 차 정밀 점검을 마쳤고, 8대는 12년 차 점검도 완료했으나 조기 피로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지난해에는 기장 좌석이 갑자기 앞으로 움직여 자동조종장치를 해제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FAA가 드림라이너의 조종석 좌석에 대한 점검을 지시하기도 했다.

보잉은 737 맥스 기종의 잇단 사고와 관련해서도 수십 건의 소송·조사에 처했다. 연이은 사고와 소송으로 보잉은 지난해 기준 118억 달러(약 16조 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2019년 이후 누적 손실은 350억 달러를 넘겼다. 보잉은 2018년과 2019년에 발생한 737 맥스 추락 사고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와 11억 달러 규모의 합의에도 도달한 상태다.

보잉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는 "사고 소식을 인지하고 있으며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이날 "지상 조사 없이 결론 짓기에는 이르다"며 당장 787 드림라이너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기체는 2013년에 제조돼 2014년 1월 에어인디아에 인도됐으며, 약 4만 1000시간의 비행시간과 8000회에 가까운 이착륙 기록을 갖고 있었다. 여객기는 아메다바드를 출발해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으로 향하던 중 이륙 직후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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