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전쟁 시작은 잘해도 끝낼 줄 모른다"
FT 칼럼 "1980년대 이후 계속 중동 지역 정세 파악 못해"
"군사적 승리를 장기적 외교 성공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을 시작하는 데 능숙하지만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는 모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가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80년대 이후 계속해서 중동 지역 정세를 제대로 읽는 데 실패했고 중동을 끝없는 폭력의 순환으로 빠뜨렸다고 이 칼럼니스트는 비난했다.
레바논 언론인 출신의 킴 가타스 FT칼럼니스트는 17일(현지시간) 오피니언을 통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과거에도 군사적 승리를 장기적 외교적 성공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기습 공격으로 수많은 이스라엘인을 인질로 붙잡아갔고 네타냐후 총리는 중동 전역에 변화를 일으킬 전쟁을 약속했다. 그리고 지난 20개월 동안 이스라엘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제거됐고 레바논을 지배했던 헤즈볼라도 사실상 전멸됐으며 연쇄적으로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도 붕괴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를 계속 공격하며 어느 곳도 안정이나 재건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비무장 완충지대를 무기한 점령했다고 가타스 칼럼니스트는 지적했다.
그리고 이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다음 목표인 이란을 옥죄며 미국의 개입까지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40년 전 미국 주재 이스라엘 외교관 시절 이라크의 완전한 승리를 막기 위해 이란에 무기를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가타스 칼럼니스트는 말했다. 결국 이란 이라크 전쟁은 교착상태로 끝났고 이란에는 현재의 신정체제가 살아남았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었던 2023년 10월 7일 이전까지만 해도 하마스에 수백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가타스 칼럼니스트는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나 자치정부를 약화하기 위해 하마스 건설을 네타냐후 총리가 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스라엘은 하마스 약화를 위해 가자지구의 갱단에 무기와 현금을 제공하고 이는 팔레스타인 국가 출현을 막는 것이라고 가타스는 설명했다.
또 중동의 다른 이웃 국가들, 특히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의 긴장 완화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적 행동에 불안해 한다고 가타스 칼럼니스트는 전했다.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폭력적인 지역 재편을 시도하면서 주변국들 역시 좌절감을 느낀다고 그는 평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미국이 원하는 바도 아니라고 가타스 칼럼니스트는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항복과 정권교체까지 원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원래 이란과의 핵협상을 통한 전쟁 종식을 원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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