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벙커버스터 굳이?…"이스라엘 혼자서도 이란 포르도 무력화 가능"
英 텔레그레프 "전력망 등 정밀 타격으로 가동 멈추게 할 수도"
영구적 피해 입히려면 미국 지원 불가피 지적도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이스라엘이 미국의 '벙커 버스터' 폭탄 지원 없이도 이란의 비밀 핵시설 포르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설을 파괴하진 못해도 가동 불가하게 만드는 건 가능하다는 얘기다.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는 18일(현지시간) 미국만이 산속 지하 포르도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를 보유하지만 이스라엘은 이 초대형 폭탄이 꼭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포르도는 이란의 산봉우리 사이 깊은 계곡에 숨겨져 있는 이란 최대의 중무장 핵시설이다. 외신들이 '핵의 산'(nuclear mountain)이라고 표현하는 이곳에선 핵무기급 우라늄 생산을 위한 원심분리기 3000개가 쉬지 않고 돌아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미국이 보유한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포르도 핵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벙커버스터도, 이런 거대 폭탄을 나를만한 폭격기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포르도 핵시설 파괴를 위해선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정학 위험 분석업체 시빌라인의 저스틴 크럼프 최고경영자(CEO)는 이스라엘이 포르도 핵시설 무력화를 위한 아무런 계획도 없이 싸움에 뛰어들진 않았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크럼프 CEO는 텔레그레프에 "이스라엘이 접근 지점, 환기구, 전력 공급장치를 정밀 타격하면 해당 시설 가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공격까진 아니지만 외과 수술 같은 정밀 작전으로 포르도 핵시설의 원심분리기 가동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스라엘이 앞선 공습으로 이란 하늘에서 이미 '공중 우위'를 점하고 이란의 주요 핵 과학자 9명을 몰살한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이스라엘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 시절 특공 대원들을 포르도 핵시설에 진입시킨 뒤 내부에서 폭발시키는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웨스 럼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다만 "이스라엘이 포르도 핵시설을 일시적으로 가동 불가능하게 공격할 순 있겠지만 영구적 피해를 주려면 미국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럼보 연구원은 진입 터널이나 환기구는 빠른 수리가 가능하고 공격이 시설의 완전한 폐쇄에 충분한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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