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이 엿새째 교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략적 계산에 휘말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2기 행정부 출범 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이란 핵 합의 성사 등을 공언하면서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종식에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도 해외에서 벌어진 전쟁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해 10월 중동 정책과 관련해 "이란과 전쟁을 피하는 것이 우리에겐 이익"이라며 "이란과의 전쟁은 막대한 자원의 낭비가 될 것이며 우리 국가에 엄청난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6개월 만에 자신의 입장을 뒤집고 중동 지역에 전투기 등을 증파하며 네타냐후 총리와 손을 잡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무조건적인 항복을 촉구하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이란을 향한 수사와 어조도 강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의 인내와 전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의 대가'로 평가받는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이고 단편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반면 특수부대 출신인 네타냐후 총리는 항상 전략을 세우고 보조 계획까지 갖추는 등 전략의 대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직 보좌관인 나다브 스트로흘러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공습은 이란과의 대결을 위한 발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란과 교전하기 전 대리 세력들을 무력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

스트로흘러는 네타냐후 총리가 두 가지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첫째는 (이란의) 정권 교체이며 둘째는 부차적인 목표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중단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지원은 필수였다. 그러나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후 금이 간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가 걸림돌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낙선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축하 인사를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사기 위해 적극 나섰다.

폴리티코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중동 지역 순방 때 아랍 국가 정상들이 가자지구 휴전 및 이란과의 협상을 압박했을 때 △순방 국가에서 이스라엘이 빠졌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을 때 불만을 제기하지 않은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라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과의 교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사기 위해 인내했다는 분석이다.

스트로흘러도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휴전 등을 받아들이면서 기회를 만들어 왔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폴리티코는 "일부 트럼프 측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함께 이란을 속였고,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만들었지만 실상은 트럼프 대통령조차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용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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