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인구 9200만…정권 붕괴시 2차대전급 난민 위기 발생"
내전으로 600만 난민 발생했던 시리아 인구의 4배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교전이 7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상황이 일촉즉발로 치달으며 인근 국가들이 이란에서 난민이 대거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개입으로 전쟁이 본격적인 대재앙으로 번지거나 최고지도자의 신정 체제가 무너질 경우 대규모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며 주변국들도 이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이란을 벗어난 인구는 많지 않지만,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대규모 난민 발생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날 미국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도 "만약 이란 정부가 붕괴되고 장기적인 군사 분쟁이나 내전이 발발한다면, 그러한 전쟁의 결과 중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 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와 케이토연구소는 공통적으로 600만 명의 난민을 낳은 시리아 내전을 언급하면서, 이란에서 발생하는 난민들도 중동과 유럽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의 현재 인구는 약 9200만 명이다. 인구가 2300만 명에 불과한 시리아보다 훨씬 더 많은 난민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케이토연구소는 시리아 내전처럼 이란 인구의 25%가 난민이 될 경우, 전 세계 난민 인구가 약 76% 증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는 현재 이란에 체류 중인 아프가니스탄 난민 350만 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란은 서쪽으로는 이라크·튀르키예, 동쪽으로는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북쪽으로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란 난민들은 주로 시아파가 다수인 아제르바이잔과 이라크, 그리고 다른 나라들보다 비교적 안전한 튀르키예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튀르키예는 앞서 시리아 수니파 난민들을 환영했지만, 이란 시아파 난민까지 환영할지는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이란 난민들은 유럽으로까지 향할 수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신정 정부가 수립됐을 때도 대규모 엑소더스가 일어났다. 1978년 48만 명이던 이란 국외 이주민 수는 1990년 125만 명까지 늘었다. 대다수가 당시 소련령이었던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이라크, 튀르키예,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인접국으로 갔으나, 일부 이란인들은 미국과 서유럽으로 이주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인접 지역 정부들은 분리주의 단체, 이란 민병대, 심지어 이스라엘 스파이까지 자국 영토에 들어올까 봐 두려워하고 있고, 무엇보다 대규모 난민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며 "파키스탄은 이라크, 시리아, 이란에서 유입되는 새로운 불법 이주 물결에 대비해 6~7년 동안 남부 국경을 준비해 왔으며, 새로운 장벽과 장벽, 드론, 레이더 기술을 배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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