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 때문에 자기 가족이 아들 결혼식 연기라는 개인적 비용(cost)을 치르고 있다고 말해 뭇매를 맞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베르셰바의 소로카 병원 단지 앞에서 엄숙하게 연설하다가 이스라엘의 현재 위기를 제2차 세계대전의 폭격에 비유했다. 그는 "대공습 당시 영국 국민들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는 대공습을 겪고 있다"면서 그다음에 자기 가족과 평범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고난을 비교했다.

총리는 안보 문제로 아들 아브네르의 결혼식이 두 번째로 연기된 것을 가족의 희생을 보여주는 사례로 들었다. 그는 결혼식 연기가 아브네르의 약혼자와 아내 사라 네타냐후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며, 실망을 견뎌낸 점에서 사라를 "영웅"이라고 불렀다.

네타냐후 총리는 "희생자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가족들이 있는데 정말 고맙다"면서 "우리 모두 각자의 대가를 치르고 있으며, 제 가족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을 맺었다.

공습받은 병원 앞에서 한 이 말 때문에 온라인과 이스라엘 정계가 들끓었다. 많은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 발언을 무감각하고 자기중심적이라고 비난했다. 또 비평가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의 현실과 감정적으로 동떨어져 있으며, 국민의 고통보다 자신의 이미지를 우선시한다고 꼬집었다.

네타냐후 아들의 결혼식은 이달 16일로 예정되어 있었다. 원래 지난해 11월이었던 결혼식이 안보 문제로 연기된 것인데 16일 결혼식도 다시 미뤄졌다.

2023년 10월 하마스 공격 이후 가자지구에 아들이 인질로 잡혀 있는 한 여성은 X에 자기 아들은 "지옥 같은 가자지구 지하감옥에 622일이나 갇혀 있다"고 분노했다.

민주당 소속 크네세트(의회) 의원 길라드 카리브는 네타냐후를 "국경 없는 나르시시스트"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네타냐후가 아내를 '영웅'으로 부른 데 대해 "야간 근무를 위해 집을 나서는 의사들이 영웅이다" "줌과 전화 통화로 아이들을 돌봐주는 선생님들이 영웅이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은 최근의 분쟁으로 지금까지 민간인 2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 인권 단체들은 이스라엘의 지난 13일 기습 공습 후의 이란 민간인 사망자 수를 최소 263명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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