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중동 통제불능 치달을 가능성…정치적 해결 추진해야"
中 외교수장, 이란 핵협상 중재국 오만 및 이집트 외교장관과 연쇄 통화
"이스라엘 군사 행동으로 갈등 격화…美도 건설적 역할 해야"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는 데 대해 "사태가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태가 악화됐다고 지적하며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에도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1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전일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장관과 각각 통화했다.
왕 부장은 압델라티 장관과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국제법과 국제 규칙을 무시하는 행위가 중동 정세를 급격하게 긴장시켰다"며 "중국은 사태가 통제 불능으로 치달을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중국은 분쟁 당사자, 특히 이스라엘이 즉시 휴전을 실현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대화와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중요한 시기에 국제사회, 특히 지역 국가들이 더욱 공감대를 형성하고 일치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압델라티 장관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명백히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이집트는 이를 규탄한다"며 "이란 핵문제가 조속히 정치적 해결 궤도로 돌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왕 부장은 알부사이디 장관과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행위는 국제법과 국제 관계 규범을 위반하고 이란의 주권과 안보를 침해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며 "이번 충돌로 어렵게 얻은 이란 핵문제 간접 협상 과정이 방해를 받았고 오만의 중재 노력이 물거품됐다"고 지적했다. 오만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중재한 국가다.
왕 부장은 "중국은 모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무력 사용이나 위협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의 무력 사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전과 전쟁 중단이 당면 과제로 조기에 휴전이 실현될수록 그에 따른 손실은 줄어들 것"이라며 "중요한 시기에 국제 사회, 특히 지역 국가들이 더욱 힘을 모으고 정의를 수호해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옹호하며 정치적 해결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것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위반하고 이란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한 것"이라며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이 핵 유출을 초래할 수 있어 지역에 재앙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에도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논평 기사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발생하기 전 미국과 이란은 이미 핵 문제에 대해 5차례에 걸쳐 회담을 가졌다"며 "실질적 돌파구를 마련하진 못했지만 협상은 이어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갑작스런 군사 공격이 없었다면 (미국과 이란 간) 6차 회담은 오만 무스카트에서 예정대로 진행됐을 것"이라며 "갈등을 촉발한 것은 외교의 붕괴가 아닌 군사적 모험이었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군사적 개입은 평화를 가져다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증오의 씨앗을 뿌렸다"며 "현재 시급한 우선 순위는 병력이나 항공모함의 재배치가 아니라 평화를 증진하고 전쟁을 멈추고 이 지역에서 더 큰 혼란을 피하기 위해 효과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스라엘에 특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로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하고 합당한 책임을 지며 긴장을 완화하고 분쟁 확대 저지에 긍정적이고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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