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 고심하는 트럼프…마가 진영도 '개입 찬반' 충돌
트럼프 지지층서 고립주의-매파주의 의견 엇갈려
"왜 또 남의 전쟁에 끼어드나" vs "이란 핵보유 막는 게 美안보 부합"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직접 공격에 나설 것인지 여부를 고심 중인 것처럼 트럼프 강성 지지층이자 고립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BBC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이란 딜레마, 마가 신봉자들의 격렬한 분열 노출'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공세를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딜레마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의 분열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다른 나라와 얽히게 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가능성은 공화당 내 고립주의자들과 매파주의자들을 격렬하게 대립시켰다"고 분석했다.
공화당의 주류 정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이란 공격을 지지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란의 핵폭탄 보유를 막는 것이 미국의 안보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가하는 위협을 이해하고 있다"며 "결국 이스라엘이 그 일을 완수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끝내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물론 사람들이 지난 25년 동안의 어리석은 외교 정책(개입주의)으로 외국에 얽히는 것을 걱정하는 건 옳다"면서도 "그 결정은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몫"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군사적 개입에 반대하는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다시금 상기했다. 과거 수천 명의 미군을 사망하게 한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전쟁같은 역사를 반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켄터키)은 이날 엑스에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며 "여기에 군사력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우파 논객인 터커 칼슨도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우려를 표했다. 칼슨은 16일 팟캐스트에 출연해 "나는 미국이 이번 일로 더욱 약화될까 봐 정말 두렵다"며 "우리가 미 제국의 종말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앵커로 일했던 폭스뉴스에 대해서도 맹비난을 퍼부었다. 칼슨은 "폭스의 역사를 관통하는 한 가지 주제는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전쟁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하는 일은 단지 나이 든 시청자들을 일으켜 세우고 더 많은 전쟁에 굴복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이란과의 협상을 통한 핵문제 타결에 기대를 접지 않고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에 반대해 왔으나, 최근 들어 급격하게 군사적 개입 쪽으로 기울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에 참석한 뒤 "우리의 인내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이란에 "무조건 항복하라"는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BBC는 "이란‑이스라엘 갈등이 벼랑 끝에 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주의자(isolationist)인지 개입주의자(interventionist)인지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빨리 드러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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