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수입 전기차 사실상 3위…씰·지커 대기, 중국車 침공 본격화
BYD 아토3, 2개월간 1066대 팔려…4~5월 수입 전기 승용차 3위
'중국산=싸구려' 이미지 벗었나…프리미엄 전기차 '지커' 출격 예고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올해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순위 7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불신을 깨고 첫 승용차 출시 2개월 만에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에는 지커, 폴스타 등 다른 중국 전기차의 침공이 거세질 전망이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YD가 지난 1~5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BEV) 승용차는 1066대로 수입 전기 승용차 시장에서 7위를 기록했다. 특히 고객 인도가 시작된 지난 4월부터 5월까지로 집계 기간을 좁히면 △테슬라(8017대) △BMW(1216대)에 이어 3위다.
2016년 진출한 상용 부문까지 합할 경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BYD의 입지는 더욱 견고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BYD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한 승용·상용 전기차는 모두 1710대로 6위를 기록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2만 2433대(1위) △기아 2만 2340대(2위) △테슬라 1만 2846대(3위)와 비교했을 때는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KG모빌리티(2618대·4위)와의 점유율 격차는 1.2%포인트(p)에 불과했다. BYD가 승용 부문에서만 월평균 500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는 만큼 하반기에는 국내 전기차 시장 4위에 BYD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당초 BYD가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을 준비할 때만 해도 업계에선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과 '싸구려' 이미지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8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차 구입 희망자 10명 중 9명은 품질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도 지난해 1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3년 BYD가 일본 승용 시장에 진출했지만, 중국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을 극복하지 못해 지난 2년간 일본 시장 판매량이 3000여 대에 불과했다며 국내에서도 승용 부문의 초기 성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BYD의 '가성비' 전략에 국내 소비자들도 반응을 보였다. BYD 코리아는 한국 시장 1호 승용 모델로 보급형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를 선보였는데, 판매 시작 가격이 3150만 원으로 동급 전기 SUV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4152만 원)이나 기아 'EV3'(3995만 원)보다 1000만 원 가까이 저렴하다.
개인 구매 비중이 높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BYD 전기 승용차 구매 유형을 보면 개인이 821대(77%)로 법인(262대·23%)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택시나 렌터카 등 법인 차량 위주로 판매될 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며 "예상과는 다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 중국 전기차의 한국 공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BYD는 한국 시장 2호 승용 모델로 중형 전기 세단 '씰'을 낙점하고 최근 환경부 인증 절차를 완료했다. 씰은 향후 전기차 보조금 적격 심사를 마친 뒤 오는 3분기 출시된다. 3호 승용 모델로는 중형 전기 SUV '씨 라이언 7'을 연말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도 예고된 상태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는 지난 2월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 주식회사'(지커코리아)라는 상호로 한국 판매 법인을 설립했다. 같은 달 상표권 등록을 마친 중형 전기 SUV '7X'가 한국 출시 1호 모델이 될 전망이다.
아예 한국 생산을 시작하는 업체도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자회사 폴스타는 연말부터 자사 중형 전기 SUV '폴스타4'를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다. 연간 생산 목표는 1만 대다. 일부는 국내에서 판매한 뒤 나머지는 미국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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