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전기차 시장이 정체기를 벗어나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모델 다양화와 신차 효과가 맞물리며 올해 전기차 판매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Chasm)' 극복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판매된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7만 2419대로, 전년 동기(5만157대) 대비 2만 2262대(44.38%) 증가했다. 지난 5월에도 2만 1727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8373대가 늘었다.

다른 파워트레인과 비교해도 전기차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하이브리드 차의 경우 올해 18만 8668대로 전년(16만 467대)보다 2만 8201대가 더 팔렸다. 판매량 증가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더 많았지만, 증가율은 17.57%로 전기차에 미치지 못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들은 일제히 판매가 줄었다. 휘발유 차량은 32만 5196대가 팔리며 전년(33만 7406대) 대비 3.62% 줄었다. 경유 차량은 올해 4만 8310대로 전년(6만 3922대)보다 24.42%, LPG 차량은 6만 27대로 전년(6만 8902대)보다 12.88% 판매량이 감소했다.

전기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체 판매 차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10.3%까지 상승했다. 지난해(7.3%)보다 3%포인트(p) 상승하며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은 신차 출시가 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소·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전기 픽업트럭, 세단 등 다양한 전기차가 새롭게 선보였다.

'가성비'를 앞세운 기아(000270) EV3, 현대자동차(005380) 캐스퍼일렉트릭은 올해 각각 1만 372대, 4167대 팔리며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대형 SUV 아이오닉9은 2725대를, 지난달 본격적으로 인도를 시작한 세단 EV4는 1987대를 판매하며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국내 유일의 전기 픽업트럭 KG모빌리티(003620)의 무쏘EV도 올해 1898대를 팔며 각 세그먼트에서 고르게 수요를 끌어내고 있다.

수입 전기차도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테슬라의 모델Y 주니퍼는 페이스리프트(페리) 모델임에도 5000만 원대 가격을 유지하며 지난달에만 6570대를 팔았다. 올해 출시한 BYD의 아토3는 2900만 원 후반대의 가성비를 앞세워 올해 1164대를 판매하며 중국산 논란에도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하반기에도 전기차 라인업은 계속 확장될 전망이다. 최근 계약을 시작한 기아의 전동화 전용 PBV(목적기반차량) 모델 PV5는 수송,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춘 전용 설계로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페리모델을 내놓으며 전기 세단 시장을 공략한다. 기아는 준중형 전기 SUV EV5를 선보이며 SUV 라인업을 완성한다. 르노코리아의 신형 전기 SUV 세닉도 대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라인업이 세단·소형차·상용차까지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가성비를 앞세우고 있다"며 "전기차 수요는 하반기에도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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