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실용 외교'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동안 소원했던 한-중 관계도 개선될 전망이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면세업계는 새 정부 출범이 그동안 침체됐던 업황을 살릴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3분기로 예정된 중국인 관광객 한시적 비자 면제와 최근 위안화 및 달러 환율 변화 추이도 중국 관광객 증가 및 내국인의 면세점 소비를 늘릴 수 있는 호재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지난달 26일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하면서 중국에 대해 "중요 무역상대국이자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나라"라며 "지난 정부에 최악의 상태에 이른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면세업은 '중국'에 실적이 좌우되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업계는 전체 매출 중 중국 관광객 비중이 약 70% 이상인 것으로 추산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면세업이 초호황기였던 2016년 국내에 입국한 중국 관광객은 807만 명에 달했다.

면세업계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중국과 우호적인 기류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셰셰(谢谢·고맙습니다)' 발언으로 친중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대선후보 토론에서 중국과 관계에 대해 "지금처럼 불필요하게 적대시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전임 정부와 다른 부분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공개적으로 미국 편에 서면서 한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바 있다. 중국 내 반한 감정이 확산하면서 2016년 807만 명에 달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된 2024년 460만 명에 그치는 등 절반 수준까지 축소됐다. 면세업계의 침체는 필연적이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실용 외교'를 표방하는 만큼 과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같은 외교 리스크는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16년 사드 배치 후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 제한령)을 시행하면서 그해 807만 명이었던 중국 관광객은 다음 해인 2017년 417만 명으로 급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이전보다는 면세업계에 조금은 더 우호적인 환경이 됐다"며 "일단 관광객 수라는 모수 자체가 많아진다면 매출이 조금이라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당선이 면세업 반등에 대한 막연한 기대라면, 올해 3분기로 예정된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는 확실한 호재다.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3분기에는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10월 1~8일)과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대형 이벤트가 있는 만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단체 관광객은 개인 관광보다 소비 규모가 큰 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환율도 도와주고 있다. 위안화-원 환율이 오르면 중국 관광객 입장에선 그만큼 쓸 수 있는 돈이 많아지기에 한국 여행 증가 요인이 된다. 올해 들어 위안화-원 환율은 190~2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가장 적었던 2021년의 평균 위안화 환율이 177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4년 동안 20원 이상 올랐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격히 떨어진 점도 내국인의 면세점 이용을 늘릴 수 있다. 내국인 관광객 입장에선 달러 대비 원화가 강세일수록 그만큼 싼 가격에 상품을 살 수 있어 이득이다. 지난 5일 달러-원 환율은 1358.4원으로 마감했는데, 4월 8일 1486.5원까지 치솟았던 걸 고려하면 두 달 만에 130원 가까이 급락했다.

지속되는 중국의 내수 경기 둔화는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업계는 중국 정부 입장에선 미국의 관세 압박이 강해질수록 내수 소비 부양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 중국 정부의 소비 부양 정책 강도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 관광객이 국내에 숙소가 꽉 차서 경기도 평택에서 자고 아침마다 서울로 올라와 관광하는 일도 많았다"며 "중국 경기가 좋아지면 해외여행도 많이 가고 국내 면세점에도 들러 많은 소비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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