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한화오션 '원팀', 8조 오르카 수주 총력…'조기 납품' 카드
폴란드 해군 현대화 프로젝트에 2033년까지 잠수함 3척 인도
유럽 방산 장벽 대응해 1억달러 투자…"美 해군 MRO까지 맡겠다"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이 8조 원 규모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손을 잡았다. 당초 개별 수주전이 예상됐지만 유럽의 방산 블록화에 대응해 양사가 협력해 납기를 당기겠다는 제안을 전달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여기에 한화오션은 현지에 1억 달러(약 1366억 원)를 투입해 MRO(유지·보수·정비) 센터 설립하고, 해당 센터에서 향후 미국 해군의 MRO도 맡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해외사업단장(부사장)은 폴란드 군사 전문지와 인터뷰에서 "하나의 통합된 제안을 위해 한화오션이 주계약자, HD현대중공업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 해군 현대화를 위해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8조 원 규모의 사업이다. 2분기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오르카 프로젝트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지난 2023년 폴란드 정부에 각각 정보제공요청서(RFI)를 전달해 원팀이 어렵다는 예상이 나왔다. 양사가 방위사업청과 맺은 해외함정 수출 '원팀' 협약 이전에 개별적으로 수주전에 나선 프로젝트기 때문이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원팀 협약 이후 양사가 힘을 합치면 납기 일정을 당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RFI를 추가로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오르카 프로젝트의 경우 입찰의 개념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에 가깝다"고 전했다.
정 부사장도 "첫 번째 잠수함을 6년 안에, 나머지 2척을 그 후 1년 간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2033년까지 3척 모두 인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사가 갈등 속에서도 협력 체제를 구축한 것은 방사청의 중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8조 원 규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공방을 이어온 만큼 협력이 어렵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앞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CPSP)에서도 양사 협력을 통해 납기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으로 공동전선을 구축한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앞서 한화 방산 3사는 폴란드에서 현지 국방 기자들을 초청해 수주 이후 인도 전까지 KSS-I급 잠수함 1대를 임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 부사장은 잠수함 임대에 폴란드 해군의 KSS 적응을 위한 기술·해상 훈련을 진행하는 방안까지 정부와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협력은 유럽산 구매법(Buy European Act)을 통해 무역장벽을 높이는 유럽연합(EU)의 분위기도 무관하지 않다. EU는 경제·안보 분야 조달 사업 시 역내 기업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르카 프로젝트 역시 독일, 스웨덴 업체가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에 한화오션은 폴란드 내 상설 MRO 센터 설립과 1억 달러 투자 등 종합 설루션까지 제안했다. 한국 방산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폴란드 국영방산그룹 PGZ의 나우타조선소가 대상이다.
한화오션은 더 나아가 나우타조선소에서 미국 해군의 MRO를 맡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정 부사장은 "미국과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폴란드 조선소가 미국 함정을 유치해 MRO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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