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여권 한 장이면 충분하다. 무비자 입국을 내세운 나라들이 한국 여행객을 향해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중국, 몽골, 홍콩,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잇따라 무비자 제도를 시행하거나 확대하면서 '비자 없는 해외여행'이 뜬다. 복잡한 서류 없이 짐만 챙기면 되는 간편함은 팬데믹 이후 여행을 망설였던 이들의 마음까지 자극했다. 올해 들어 관련 국가들의 항공편과 예약 수요는 빠르게 반등 중이다.

중국은 요즘 가장 '핫'한 해외여행지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1월부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15일 무비자 입국'을 전격 허용하면서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중 간 항공편 수는 총 4만 5157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늘었다.

여행사 예약 수요도 눈에 띈다. 인터파크투어에 예약 현황을 보면 지난해 11월 중국 패키지상품 예약 건수는 전월 대비 104.8%, 예약 인원은 86.7%나 뛰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각각 226.1%, 185.4% 증가한 수치다. 겨울이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회복세다.

젊은 세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고령층 비중이 높던 중국 패키지 수요에서 60대 이상은 42.5%에서 37.7%로 감소한 반면, 20~40대 비중은 24.0%에서 27.5%로 상승했다.

몽골은 '최장 90일 무비자 체류'라는 파격 조건을 앞세워 한국인 여행객 공략에 나섰다. 초원과 사막 등 현지 자연과 유목민 생활 같은 이색 체험 콘텐츠가 입소문을 타면서 수요는 이미 눈에 띄게 반등했다.

하나투어(039130)에 따르면 지난해 5~6월 몽골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바 있다. 앞서, 몽골 정부는 2022년 6월 1일부터 한국인을 대상으로 관광 목적 무비자 입국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당초 2024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12월 31일까지 1년 더 연장했다.

다낭, 푸꾸옥, 냐짱(나트랑) 등 다양한 휴양지가 한국인 여행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베트남도 무비자 입국 제도를 강화하며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한국인의 무비자 체류 기간을 45일로 연장했고 올해 3월에는 이를 2028년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정책 시행 이후 수요는 눈에 띄게 늘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 방문객 수는 2023년 360만 명에서 2024년 457만 명으로 27% 급증했다. 짧은 휴양부터 장기 체류까지 아우르는 무비자 정책에 힘입어 베트남은 한국인의 '단골 여행지'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중단한 무비자 정책을 2022년 7월부터 재개한 홍콩여행도 인기다.

홍콩관광청에 따르면 2025년 1~2월 한국인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비중국 본토 관광객 가운데서도 한국은 가장 큰 성장 폭을 보이며 '단거리 도시 여행'의 인기를 입증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최근 일본, 동남아 등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세인 반면, 중국과 몽골 지역 예약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항공사들이 중국과 몽골 항공 노선과 공급석을 확대하면서 여행업계에서 이에 발맞춰 더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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