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동문 대통령' 중앙대 축하·기대…"의에 죽진 않아도 참에 살아주길"
학교 곳곳에 현수막·전광판 "중앙의 아들"…축하 분위기 '물씬'
"5년 후 조롱 받지 않았으면…혐오에 단호한 대통령 되길"
- 신윤하 기자,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권진영 기자
"'의'에 죽지는 않아도 되니, '참'에 사는 대통령은 됐으면 좋겠어요."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첫 동문 대통령을 배출한 중앙대학교는 4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정문부터 후문까지 축하 현수막으로 가득 찼다. 정문 왼편 인도엔 "이재명 동문의 제21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들이 줄이어 게시됐다.
교수연구동엔 "중앙의 아들 이재명 학우 제21대 대통령 당선"이라 적힌 대형 현수막이 붙었다. 학교 곳곳엔 이 대통령이 졸업한 법과대학 총동문회와 입학 동기인 중앙대 82학우회, 민주동문회, 역대 총학생회장 일동 등의 명의로 된 현수막들이 걸렸다. 학교 내부 전광판에도 축하 메시지가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번역돼 연이어 송출되고 있었다.
등굣길의 학생들은 신기한 듯 축하 현수막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거나 현수막과 함께 '인증샷'을 촬영하기도 했다.
재학생들은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며 '의에 죽고 참에 살자'라는 중앙대의 교육이념을 지키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1학년인 이 모 씨(여·20)는 "청년 입장에서 봤을 때, 성별로 갈등을 일으키거나 지역적 갈등을 일으켜서 여론을 감정적으로 만드는 정치는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시계획부동산학과 1학년인 김원준 씨(남·22)는 "나름 대통령이 학교에서 나오기도 했고 대선 결과에 대한 '수용과 불복 금지'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과 관련해 현장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 어제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나서 국회도 갔다 왔다"며 "부동산 시장에 있어서 더 예견할 수 있고 안전성 있는, 예측 가능한 정책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법학관 근처에서 이 대통령 얼굴이 나온 현수막을 사진 촬영하고 있던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조 모 씨(남·28)는 "학교에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어서 대선 결과에 착잡해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한데, 그래도 대체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의견이 많다"며 "오늘도 당장 대법관 증원을 처리한다고 하셨는데 사법 시스템을 너무 흔들려고 하지 말고, 야당도 어느 정도 존중하시면서 국정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졸업생들도 이 대통령의 당선을 신기해하면서도 제각기 올바른 국정운영을 주문했다.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11학번 졸업생 한 모 씨(남·34)는 "신기하긴 하다. 대학생 때 서강대 출신 박근혜가 화제였는데 탄핵 되고 욕과 조롱의 대상이 된 게 생각나고, 5년 후 그렇게만 안 되면 좋겠다"며 "차별과 혐오에 단호히 대처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씨는 중앙대 교훈인 '의에 죽고 참에 살자'를 언급하며 "의에 죽지는 않아도 되니, 참에 사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15학번 졸업생인 박 모 씨(남·31)는 "첫 동문 출신 대통령이니 신기한 감이 없지 않다"며 "그동안 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된 걸로 아는데, 그 경험을 이제는 자신의 생존에 사용하기보다 국민을 위해 사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회복지학부 졸업생 이 모 씨(30)는 "모교에서 대통령이 나왔다는 게 동문으로서 매우 자랑스럽고, 학교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되기도 한다"며 "계엄 사태로 국가가 매우 힘들었던 시기였고 경제 상황도 많이 안 좋아졌으니, 오로지 국가 발전과 민생을 위해 힘써주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개교 이래 대통령을 처음 배출한 중앙대는 당선을 경사라고 평가하면서도 과도한 자축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중앙대 관계자는 뉴스1에 "정문에도 동문회 차원에서 현수막을 걸어놨고 후문 쪽과 법과대학 건물에도 크게 현수막을 걸어놨다"며 "아직 학교 차원에서 축하 행사 등을 계획하고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중앙대 총동문회 관계자도 "총동문회관이 있는 사당동과 중앙대 캠퍼스에 현수막을 걸었다"며 "축하 행사 등을 계획한 건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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