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세계 첫 '모든 판사 직선' 투표…셰인바움 "완전한 성공"
대법관 9명 포함 881명 판사 선출…2027년에도 선거 예정
지지자와 반대자 극명히 갈려…사법 개혁 vs 사법 정치화 우려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멕시코가 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모든 판사 직선제 투표를 실시한 국가가 되면서 사법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 이 선거는 여론을 극명하게 갈라 멕시코 정부와 지지자들은 부패한 사법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반대자들은 판사 선택의 정보 부족, 사법 제도의 정치화 등을 우려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대법관 9명을 포함한 881명의 판사를 선출한다. 두 번째 선거는 2027년에 예정되어 있다. 멕시코 상원이 무작위 제비뽑기를 해서 2025년 선거 대상 법원 지역을 정하고 2027년 나머지 법관을 선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모든 법관을 투표로 뽑는 이 개혁은 앞서 개헌을 통해 이뤄졌는데, 구체적으로는 대법관 정원 감축(11명→9명), 대법관 임기 단축(15→12년), 대법관 종신 연금 폐지, 법관 보수의 대통령 급여 상한선 초과 금지 등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후보로 나선 이들이 3000명이 넘어 혼란스러웠고,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율은 1억 명의 유권자 중 약 13%에 불과했다.
멕시코 정부와 판사 직선제 지지자들은 이 개혁이 부패한 사법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57세의 은퇴자인 한 남성은 자신은 투표했다면서 투표의 주된 동기가 "현 사법부의 부패에 혐오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이들은 정보가 부족해 후보들을 선택하는데 '직감'을 사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후보자는 법학 학위, 법률 분야 경력, 그리고 소위 '좋은 평판'을 갖추고 범죄 경력이 없어야 한다.
이날 수백 명의 개혁 반대자들은 "민주주의에 손대지 말라" "선거 부정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과 현수막을 흔들며 멕시코시티를 행진했다. 이들은 이 제도로 사법부 독립성이 약해지고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의 데이비드 셔크 교수는 멕시코 사법 제도의 부패 대부분이 법 집행기관(경찰)과 검찰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소를 피할 수 있다면 판사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사법 개혁의 필요성을 옹호하며, 투표 직전 "부패와 특권 정권의 지속을 원하는" 사람들만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투표가 마감된 직후, 그는 이번 투표를 "완전한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영상 메시지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거의 1300만 명의 멕시코 남녀가 새로운 법관들을 결정할 권리를 행사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판사 직선제는 미국 일부 주에서도 실시되지만 국가로서는 멕시코가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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