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배급소에 인파 몰리며 또 22명 사망…120명 부상
미국-이스라엘이 설립한 가자인도주의재단 배급소 인근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과 미국이 가자 구호품 배급을 위해 설립한 단체인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배급소 인근에 인파가 몰리며 또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민방위 대변인 마흐무드 바살은 "이날 아침 남부 도시 라파의 한 구호센터 근처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최소 22명이 숨지고, 어린이를 포함한 1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바살은 사상자들이 칸 유니스에 있는 나세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사메 하무다는 AFP에 "구호물자를 나눠주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드론이 사람들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며 "탱크들이 맹렬한 포격을 시작했고, 내 바로 앞에서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도망쳐서 살아남았다"며 "가자지구에 있는 한 죽음은 당신을 따라다닌다"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현장에 있었던 압둘라 바르바흐도 "군이 무인기와 탱크에서 사격을 시작했다"며 "혼란이 닥쳤고, 그 지역은 순교자와 부상자로 가득찼다"고 전했다.
그는 "왜 사람들을 구호센터로 불러 모으고는 발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이스라엘군은 AFP의 논평 요청에 "인도주의 지원 배급소 내에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사격으로 인한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이 문제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7일에도 GHF가 식량 배급을 시작하자 사람들이 몰리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엔인권사무소 팔레스타인 담당 아지스 숭가이 소장은 현지 협력 기관들의 정보를 인용해 "총격으로 47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총격은 이스라엘방위군(IDF)의 소행"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스위스에 세운 신생 법인인 GHF는 가자지구에 구호물자 배포 센터를 만들어 가자 인구의 약 60%가 쓸 수 있는 인도주의적 지원품을 공급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GHF는 첫 90일 동안 약 3억 끼의 식사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 무장 민간 경비업체가 센터 경비와 관리를, 이스라엘군이 센터 외곽 경비를 담당하도록 설계됐는데, 하마스가 가자 주민의 구호물자를 뺏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단계 휴전의 일환으로 가자지구로의 구호물자 반입에 합의했으나, 지난 3월 1단계 휴전 연장 합의에 실패하자 이스라엘은 물자 반입을 중단시켰고 이로 인해 가자지구의 식량과 의료 자원이 바닥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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