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인공지능(AI) 혁신센터장이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되면서 네이버의 AI 전략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우선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을 하며 네이버의 AI 전략을 알려온 하 센터장의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
또 네이버(035420)가 정부 주도 국가대표 초거대언어모델(LLM)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회사의 전략과 국가의 전략 사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16일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전날 하 센터장이 초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되면서 'AI 이노베이션센터장'에 공석이 생겼다. 아직 공식적인 퇴사가 아닌 만큼 후임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후임자를 정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 센터장은 네이버의 AI 전략을 총괄하며 연구성과를 국내외에 알리는 '대표 스피커' 역할을 수행했다. 또 네이버의 입장을 대변하며 AI 규제 관련 문제들을 해결해오기도 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내부에서 자리를 충원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 최고의 AI 전문가가 모여있는 만큼 C레벨 인재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현대오토에버, SK텔레콤(017670) 등으로 유출된 자리는 내부 승진으로 빈자리를 채워왔다.
한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클라우드에서 AI 프로젝트를 맡은 인력은 몸값이 높아져 이직이나 창업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인력 순환이 빠른 만큼 조직 안정화와 후속 리더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전 국민이 활용 가능한 AI'를 기치로 국가대표 LLM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대량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 그리고 최고 수준의 민간 AI 기술자를 모아 오픈소스 형태의 모델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민간 AI 기술자'에 네이버의 참여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하 센터장이 네이버 LLM 개발에 큰 역할을 한 만큼 이해도가 높고, 네이버의 LLM은 국내 최초의 모델인만큼 상징성도 높다. 아직 대중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멀티모달 기술력도 갖췄다.
이는 네이버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을 받는 네이버는 그동안 GPU 물량 한계로 부족했던 연구를 이어갈 수 있다. 또 국민의 AI 활용이 늘어나게 되면 기업의 역량도 함께 올라가고 AI 생태계도 커진다.
문제는 기업 전략과의 균형이다. 국가대표 LLM을 만드는 데 네이버의 핵심 인력이 투입될 경우 네이버 자체의 개발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또 정부의 GPU를 받으면 오픈소스와 상업 활용이 전제되는데 이는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확보한 기술적 우위가 약화될 수 있다.
